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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개요서 작성 요령

by 솔토지빈 2020. 5. 22.

토론 개요서 작성 요령

이번 절에서는 토론 개요서와 입론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토론은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 다른 준비 없이 논제가 주어지면 토론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준비되지 않은 토론은 논제에 대한 소통을 통해 상호이해에 도달한다는 토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열심히 준비한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따라서 개요서와 입론서는 논제에 대한 사전 준비의 일환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토론은 다양한 목적으로 진행됩니다. 더 나은 대통령을 뽑기 위한 대통령 후보자 토론의 경우 사회자가 있습니다만 누가 잘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은 딱히 없습니다. 물론 유권자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가 있지만 전문가 평가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또한 미디어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단체가 주최하는 정책토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토론 역시 평가를 위한 수행으로서의 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식 토론에서는 토론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반드시 심사자인 제3()가 이를 평가해준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토론 개요서나 입론서를 작성할 때 이와 같은 평가 기준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토론에서 입론은 대중연설(對衆演說, public peaking)인 설득 스피치(persuasive speaking), 혹은 정보제공 스피치(informative speaking)의 일종이므로 이러한 말하기의 형식적 특징을 잘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입론의 개관제시(preview), 순서제시(첫째, 둘째 등) 및 핵심내용 요약 등의 기술적 요소는 구어체가 갖는 일회성의 한계를 보완해 주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토론의 입론을 작성할 때도 이러한 원칙들을 잘 지켜야합니다.

토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에 앞서 개요서와 입론서를 준비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토론대회 운영위원회나 논제선정위원회에서 토론 논제를 미리 공표합니다. 의회식 토론은 시작 20~30분 전 논제 발표 후 토론이 진행됩니다. 요즘은 학생들이 이 시간동안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가지고 있는 자료 등을 보면서 팀원과 발언 내용을 준비하고 발언 순서를 정합니다. 간혹 논제를 공표한 이후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전략을 상의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회도 있습니다만 토론의 기본 원칙들을 충분히 습득한 상태라면 굳이 이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토론이란 승리나 정복이 아닌 상호이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정보를 통해 충실한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초보자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논제에 대한 정보를 찾아 전략을 세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토론을 할 때는 세 가지의 서로 다른 말하기 방식에 익숙해야 합니다. 첫째 입론, 둘째 질의/답변, 끝으로 반박입니다. 반박에는 마무리 발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요서와 입론서의 양식에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여기서는 필자가 그간 수업에서 사용해온 형식을 설명할 예정이며 <1>~<3>에 나와 있습니다.

우선 논제를 기입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치논제로는 복지에 대한 논쟁, 환경과 개발, 학생 수면권 등 다양합니다. 강조할 점은 논제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에 적합한가를 충분히 따져보고 선정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용어 정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논제에 나타난 주요 용어 중 논의의 범위 설정에 필요한 핵심용어를 맥락(논의의 배경)을 고려하여 정의하는 것을 말합니다. 맥락이라는 것은 일종의 기준입니다. 맥락이 사라지면 여러 주장들이 나오기 때문에 자칫 긍정 측의 의도대로 논제가 정의될 수 있으며, 상호 공유된 개념에 입각한 토론 진행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또 정의를 내릴 때는 사전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1> 온라인 1:1 토론 개요서 서식

성명

 

학교명

 

학년

 

논제

 

용어

정의

 

쟁점

쟁점1 :

 

쟁점2 :

 

쟁점3 :

 

쟁점4 :

 

쟁점5 :

 

 

긍정 측

부정 측

주장1

단언

 

 

근거

 

 

주장2

단언

 

 

근거

 

 

주장3

단언

 

 

근거

 

 

 

이처럼 논제에 대한 논의의 범위를 정하고 용어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함으로써 양측이 의미를 공유하여 향후 오해나 잘못된 해석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다음은 실례를 들어 용어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실례로 살펴볼 논제는 알몸투시기의 공항 설치는 필요하다입니다. 논제의 서술부분이 필요하다로 되어 있으므로 정책토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알몸투시기는 승객들이 몸에 숨긴 무기나 폭발물 등을 탐지하기 위해 공항에 설치하는 전신투시 스캐너로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의 알몸을 3차원 영상으로 보는 보안 검색 장비다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긍정 측은 논제는 최대한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표현해야 한다는 원칙을 언급하면서 알몸이란 용어가 투시라는 용어와 결합하여 필요이상으로 거부감과 부정적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신 투시기란 용어로 바꾸어 사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용어 정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공항 설치에서 공항은 굳이 정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묶어 공항 설치는 필요하다에 대해 정의를 하면 됩니다. 공항에 한 대 이상씩 설치되어 검색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를 할 수 있습니다. 토론 초보자들은 이런 부분을 분명히 하지 않아 개념이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이란 기본적으로 긍정부정으로 나뉘기 때문에 개념이 모호하면 서로의 주장이 겹치게 되어 분명한 대립이 어렵고 이는 토론이라는 소통양식의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다른 예로는 속담인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입니다. 먼저 암탉, 운다, 집안, 망한다를 사전적 의미만이 아닌 사회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경우를 제시해야 합니다. 가령 엄마들의 지나친 교육열이 우리 교육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재정의해서 가치토론이 가능토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쟁점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쟁점은 다툼의 중심이 되는 점, 즉 같은 주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점입니다. 흔히 긍정 측과 부정 측의 입론 시 각자 준비한대로만 제시하는데 토론이란 한 가지 논제에 대해 엇갈리는 주장을 이어나가는 것이므로 상대측 주장에 대해 반박적 주장을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 측 입론 시 긍정 측의 주장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은 반박해야 합니다. 이를 반박적 주장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살펴봅시다. 긍정 측은 폐지가 국익이라고 제시한 반면 긍정 측은 폐지가 국익을 해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것이 곧 쟁점이며 이 경우 부정 측은 긍정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적 주장을 한 것이 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적 권리이다는 긍정 측 주장은 헌법에 제시된 국민의 자유를 우선으로 삼고 있는 데 반해 국방의무는 헌법적 의무다라는 부정 측 주장은 역시 헌법에 제시된 국방의무를 우선으로 삼고 있어 쟁점이 됩니다.

다음으로 알몸투시기 관련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알몸투시기 설치가 효율적이라는 주장과 효율적이지 않다는 주장, 이런 것이 바로 쟁점입니다. 이러한 쟁점을 사전에 잘 준비해두는 것이 곧 토론능력입니다.

다시 한 번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국익이라는 쟁점으로 살펴보면 긍정 측은 불필요한 전과자를 만들지 않으며 충분히 대체인력으로 쓸 수 있으므로 국익이고, 반면 부정 측은 국방력 약화와 형평성 부분에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익을 해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효율적 측면에서 긍정 측은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부정 측은 병력 감소와 해이해질 수 있는 정신력을 더욱 문제 삼아 효율적이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같은 논제를 두고 하부로 들어가게 되면 첨예한 대립이 가능해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쟁점을 쓰고 나면 주장을 작성하게 됩니다. 개요서 하단 부분은 최소 세 가지 주장을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부정 측은 최소한 한 가지 주장은 긍정 측 주장에 반박하는 주장을 작성해야 합니다. 첫 장은 입론서의 요약본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제 양측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긍정 측의 첫 번째 주장은 공항의 보안 검색 효율성이 증대 된다입니다. 이에 대해 이유나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과학적 근거, 특정제품이 효과적이라는 사실 등이 요구됩니다. 출처가 없다고 어떤 사실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은 억측일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닌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정직함을 요구하는 토론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토론은 승리가 아닌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장이어야 합니다.

두 번째 주장은 시간적 효율성이 증대된다입니다. 물론 앞선 주장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지만 굳이 별도로 제시를 하면 검색 단계를 세 단계에서 두 단계로 줄인다는 사실이 이유나 근거가 됩니다.

세 번째 주장은 밀수 등의 물품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입니다. 여기서도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이에 대해 부정 측 입론은 앞서 언급한 대로 긍정 측 주장에 대한 반박적 주장과 부정 측만의 새로운 주장을 섞어 구성해야 합니다. 첫 번째 주장은 보안 검색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효율성이 증대되지 않는다입니다. 물론 아무런 준비 없이 반대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쟁점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쟁점은 언제든지 긍정 측과 부정 측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예상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나머지 부정 측의 주장에서는 인권과 운영상의 문제를 제시해도 됩니다.

저자: 허경호(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온소통 대표) | 허경호 (2012). <소통과 스피치>, 서울: 온소통. 중 발췌 
* 본 내용은 <소통과 스피치>에서 발췌한 것으로 위 내용(전체 혹은 부분을)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것과 무단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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