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전문 작성방법
앞 절에 이어 전문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전문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전문 평가표는 <표 3> 참조).
먼저 전반적인 평가에서 3점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일관성 있는 전문 형식을 말합니다. 일관성 있는 전문형식이란 체계적으로 기호를 사용하고 들여쓰기를 적절히 했는가, 각 부분(서론, 본론, 결론)을 분명히 구분했는가, 각 요소 및 제목을 썼는가에 대한 평가입니다. 아울러 중심생각, 즉 주제문을 제대로 표시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또 처음에 로마자로 시작했다면 그 체계에 맞게 이어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 완전한 문장과 구어체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흔히 전문을 제출하라고 하면 완전한 문장이 아닌 구로 끝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연설에서 하고자하는 말로 완성해야 도움이 됩니다. 또 같은 학생 신분인 동료들 앞에서 연설하는 것이지만 공적 장이기 때문에 경어체를 써야합니다. 즉, 완전한 문장과 구어체를 사용해야 합니다. 구어체 표현이 낯설 수 있습니다. 워낙 문어체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구어체 ‘~아니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러나’ 등 논설문에서나 볼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친구와 대화할 때 “그러므로 집에 가야 해”와 같은 문어체를 쓰지는 않습니다. 이렇듯 대중스피치 역시 청중과 교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어체를 활용해야 합니다.
세 번째, 전환부를 적절히 사용했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전환부는 짧은 5분 스피치에서는 많이 활용되지 않습니다만 15분 이상 넘어가는 실제의 스피치에서는 청중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입니다. 전환부는 이정표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소주제를 바꿀 때나 다른 내용으로 넘어갈 때 사용하여 연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를 청중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로서 서론에서 본론으로 넘어갈 때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바로 전환부입니다. 다만 청중에게 방금 전까지 말한 내용을 요약해주고 이어서 어떤 내용을 말할 것인지를 알려주어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도록 구성하면 됩니다.
서론 부분에 대한 평가로는 5점이 부여됩니다. 먼저 청중의 주의를 끄는 문장으로 시작했는지를 평가합니다. 영어로는 attention getter라고 표현하며 보통 유명한 인용구나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표 3> 스피치 전문 평가기준 |
스피치 전문 평가기준(총 20점 만점) |
1. 전반적 평가(3점) 가. 일관성 있는 전문 형식(체계적으로 기호를 사용하고 들여쓰기를 적절히 했는가, 각 부분[서론, 본론, 결론]을 분명히 구분했는가, 각 요소 및 제목을 썼는가)을 따랐는가? (I, Ⅱ, Ⅲ), (1), ①, 등) 나. 완전한 문장과 구어체를 사용했는가? 다. 전환부(transitions)를 적절히 사용했는가? (전환부란 이정표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소주제를 바꿀 때나 다른 부분으로 넘어갈 때 사용하여 연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가를 청중에게 알린다; 청중에게 방금 전까지 말한 내용을 요약해 주고 이어서 어떤 내용을 말할 것 인지를 알려주어 흥미를 유발시키도록 해야 한다; 예, “지금까지는 ~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다음으로는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등) (*본문에서 전환부를 ( )로 표시해 줄 것) (예: (전환부): ) |
2. 서론(5점) (본문 내에서 각각의 요소를 표시해 줄 것) 가. 청중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문장으로 시작했는가?(an attention getter) 나. 주제의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는가? (background: 무턱대고 중심주제로 들어가면 안 된다) |
다. 주제가 이 시점에서, 여기 모인 청중에게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는가? (rhetorical justification: 주제를 시점 및 청중과 연관시켜야 한다) (*주장에 대한 증거자료 제시 필요) 라. 자신의 공신력을 설정했는가? (credibility: 즉 왜 이 연사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만 한가를 말해야 한다) 마. 중심생각 및 소주제(the central idea and sub-points: 2~3소주제 논점을 포함한)를 올바르게 표현 했는가? (연설의 목적과 내용이 담긴 간결한 한 문장으로 표현해야 함) (*본문에서 (중심생각)로 표시할 것) |
3. 본론(3점) 가. 주 논점이 분명한가? (즉, 내용이 소주제별로 전개되었는가?) 나. 최소한 두개 이상의 인용을 다른 출처에서 했는가? (즉, 본문에서 “~에 따르면”이라고 해야 함) 다.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가 이루어졌는가? (너무 피상적인 내용이어서는 안 됨) |
4. 결론(2점) 가. 간략히 연설의 요지를 요약했는가? (즉, 앞서의 소주제를 다시한번 요약 강조해야 함) 나. 끝마무리를 짓는 느낌이 있는가? (인용, 서두와의 연결,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말 등) |
5. 참고문헌(2점) 가. 최소한 두개 이상의 서로 다른 정보 출처가 제시되었는가? (신문, 잡지, 책, 정부간행물 등) 나. 문헌을 찾는데 필요한 정보가 적절히 기술되어 있는가? (저자, 년도, 책이름, 출판사, 출판지 등) |
6. 전략 설명(3점) 특정 내용이 들어간 이유나 내용전개의 순서, 배치 등에 관한 전략적인 이유가 타당한가? (문장의 뒷부분에서 ( )하고 설명하면 됨)(세 개 이상) |
7. 문법적 오류나 오타(typo), 문어체 및 지나치게 긴 문장(1점) |
8. 적절한 분량(1점) 10font를 사용하여 A4 용지로 2~4장 범위로 작성했나? |
일화, 질문 등을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가령 특정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면 운동의 취지가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시작하면 청중의 주의를 끌 수 있고 또한 자신이 연설하고자하는 주제를 청중이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주제의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어떤 주제를 이야기할 때도 맥락을 떠나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무턱대고 핵심 이야기로 들어가지 말고 적절한 배경지식을 이야기해야만 청중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같은 단어라 하더라도 어떠한 맥락인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배경을 설명해주어야 자신이 의도했던 의미를 불러일으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주제가 이 시점에서, 여기 모인 청중에게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였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소통과 스피치와 같은 언론소통학 교과목을 수강한 사람과 수강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든다면 바로 이 부분에 있습니다. 즉, 수강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청중의 시선을 끈다거나 배경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신경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 부분을 간과합니다.
이 시점이라는 말은 역사적 시점,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말합니다. 또 최근 미국 월가에서 볼 수 있듯이 전 지구적 연대를 통해 일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나 SNS를 이용한 중동의 민주화 바람도 결코 특정 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기에 하나의 역사적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왜 이 주제가 여기 모인 이 청중에게 중요한 지에 대해 언급해야 합니다. 가령 원전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았다면 과거 우리나라와 멀리 떨어진 체르노빌에서 발생했던 사고여서 우리와 무관하다고 여겼지만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이제는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은 지성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우리의 안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달하면 청중에게 이 주제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것입니다.
네 번째, 공신력 설정에 관한 부분입니다. 언론소통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대중스피치나 웅변을 할 때 주제와 관련된 연사의 공신력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공신력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 바대로 언론소통학을 공부한 사람이 행하는 스피치의 경우 공신력이 갖는 전반적인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훌륭한 연사의 이야기를 듣는 이유도 공신력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학생 신분으로서 공신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과거 경험을 살려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동아리 회장을 했던 경험,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주제와 연관시키면 나름의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없다면 여러분들의 전공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특정 주제에 대해 조사를 한다거나 전문가 또는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심생각 및 소주제에 대한 평가입니다. 주제문을 지지해주는 소주제는 2~3가지가 적당합니다. 세 가지 이상은 5~7분 스피치로는 너무 많습니다.
이제 전문의 핵심내용인 본론 부분에 대한 평가입니다. 본론은 세 요소로 평가를 합니다. 첫 번째, 주 논점이 분명한 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서론에서 주제문 밑의 소주제가 두 가지면 본문에서도 두 가지가 주 내용이 되어야합니다. 간혹 이야깃거리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주 논점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두 번째, 출처에 관한 평가입니다. 자신의 상식적인 생각만을 정리한다고 스피치가 되지 않습니다. 핵심 주장을 공신력 있는 출처를 통해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신문기사나 전문서적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기평가를 위해 최소한 두 가지의 인용이 필요합니다. 특히 ‘~에 따르면’이라는 표현을 써서 이야기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세 번째,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사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어떤 주제를 깊이 있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지나치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내용이 부족하고 열심히 준비한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은 연사의 윤리에 어긋납니다.
이제 결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제 제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마지막 전환부가 됩니다. 결론은 이야기의 핵심 부분을 간략히 요약해주고 마무리 짓는 것입니다. 이 부분 역시 서두와 마찬가지로 창의적 부분이 필요합니다. 연설의 서두를 인용이나 어떤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했다면 “이제 그 소년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서두와 연결해서 마무리를 짓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첫 장면이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져 전개되는 구성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바로 그런 방식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 임팩트를 남기기 위해서는 군더더기가 있으면 안 됩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평범한 마무리는 임팩트를 주지 못합니다.
참고문헌에 대한 평가도 이뤄집니다. 먼저 최소한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정보 출처를 제시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신문, 잡지, 책, 정부간행물 등이 있습니다. 또 문헌을 찾는데 필요한 정보가 적절히 기술되었는지를 평가합니다. 저자, 년도, 책이름, 출판사, 출판지 등을 명기해줘야 하며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정보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웹사이트 주소와 검색날짜도 제대로 인용해주어야 합니다.
전략 설명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지는데 여러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설득에 활용될 수 있는 기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배치나 내용을 구성할 때 굳이 공간적, 연대기적 조직과 같은 특정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관성이 있고 전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배치 방식이 있다면 그 역시 전략이 되는 것입니다. 앞서 예로 든 바와 같이 오염에 관한 주제로 스피치를 할 경우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순서에 따라 대기오염, 수질오염, 그리고 토양오염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것도 연사의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략적인 마음을 갖고 원고를 써야 합니다.
문법적 오류나 틀린 부분도 평가기준입니다. 가장 흔한 오류가 ‘저희 나라’입니다. ‘저희’라는 인칭은 집단이 다른 경우에 씁니다. 여러분들이 스피치를 하는 교실에서 ‘저희 학교’라고 표현한다면, 청중 가운데 다른 학교 사람이 있다는 뜻이기에 옳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일상에서 자주 쓰는 틀린 말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또 지나치게 긴 문장은 입말이 아닙니다. 너무 길면 앞에서 한 말을 회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미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문어체에서는 성립되는 긴 문장도 구어체에서는 적당하게 끊어주어야 합니다. 이 외에 적절한 분량인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통상 A4 용지로 2~4쪽 범위로 작성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5분 스피치로는 2쪽에서 3쪽을 약간 넘기는 분량이 적절합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설득 스피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하고자 하는 나의 생각이 분명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으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소주제를 만들고 자료를 찾은 다음 배열법에 맞게 배열해야 합니다. 마지막 부분은 연습입니다. 스피치에서의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실전과 같은 연습입니다. 따라서 작성된 원고를 나의 이야기로 내면화시킨 후 핵심단어만 간략히 메모해서 스피치 연습을 여러 번 해봐야 합니다.
저자: 허경호(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온소통 대표) | 허경호 (2012). <소통과 스피치>, 서울: 온소통. 중 발췌
* 본 내용은 <소통과 스피치>에서 발췌한 것으로 위 내용(전체 혹은 부분을)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것과 무단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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